[소설] 드래곤라자



 후아, 몇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감동은 그대로...가아니라


 억     억
 천     천
 만     만


 최고

 진짜 말이 필요없네요. 세번째인가 네번째인가 읽은 건데도, 읽을때마다 새롭고..진짜 최고네요. 이영도씨 작품은 드래곤라자랑 피를 마시는새(제일 긴 두개[])빼고 다 있지만 정말 드래곤라자는... 아... 이영도씨의 작품 전체에 흐르는 기저의식이랄까요, 이영도씨는 모든 작품에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계시(는것 같)지만 그것이 가장 명확하고도 판타지다운 낭만적으로 그려진건 드래곤라자가 최고인 것 같아요.

 폴라리스...폴라리스도 너무나 사랑하고 퓨처워커도 너무나 사랑하지만, 눈마새는 말할것도 없고, 하지만, 제 안에서 드래곤라자가 가지는 그 위치란, 아 설명하기가 힘드네요. 너무나 절 바꿔놓은 책이라.. 초딩때는 읽고서 의미도 모르고, 이 이야기가 가지는 의미를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즐겁고 감동적인 이야기였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에 전 즐거워했던 장면에서 수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그 눈물이 왜 나는건지, 이유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더 가슴아프고.. 드래곤라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슬픈 이야기라는 것이..

 제가 인간이라는 것은 항상 부끄럽습니다만, 이영도의 책을 읽고 난 후엔 더 무서워집니다. 인간이 할 일들에 대해서,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세이크리드 랜드라는 비유는, 현실과 너무나 가깝게 맞닿아있어서 더 소름끼칩니다. 핸드레이크의 슬픔이, 크라드메서와 드래곤 로드의 슬픔이, 운차이의 슬픔이, 또한 다레니안과 레니의 애정이, 칼의 평생을 지배할 정신적 속박과.. 할슈타일 후작의 감정까지 모든것이 제게로 몰려와서 쾅 터뜨려지는 기분은...무엇으로도 형용하기 힘듭니다. 

 인간이라서 그런걸까요? 전,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모두의 감정이 너무나 생생히 느껴져서. 전 사실 마지막 송경아씨의 평문(이라고해야하나요)을 보고 딱 한가지 불만이자 최고로 불만이었던 것은 '이루릴은 하루에 세 번 만나면서 정작 엘프는 이루릴 한명밖에 만나지 못하고 많은 등장 인물 중 진정한 악당이라 할 만한 사람은 할슈타일 후작 하나뿐이며, 할슈타일 후작마저도 나름대로의 자기근거가 있다는 점...'이라는 대목이었습니다. 

 왜 
 왜
 왜 이해하지 못하죠? 할슈타일을 왜 이해하지 못하죠? 악당은 자기근거가 있으면 안되는 건가? 어째서 할슈타일의 감정을.. 그렇게나 거대하고 폭발적인 감정을, 루트에리노와 할슈타일은 다른가요? 
 엘프는 하나밖에 못만났다구요? 왜냐면 하나면 충분하기 때문이죠. 조화의 엘프기 때문에. 그렇다면 왜 드워프는 두명밖에 못만났나요?(제대로 된 등장으로서의 두명) 두명이면 되기 때문이죠. 드워프의 의미는 너무나 한정된 것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하지만 인간은 어떤가요. 이영도씨가 묘사하는 인간은 어떤가요. 

 샌슨은 전사고, 후치는 전사이자 바드고, 길시언은 왕자죠. 칼은 학자고, 제레인트는 성직자고, 아프나이델은 마법사, 네리아는 도둑이고, 운차이는 간첩이고, 레니는 드래곤 라자입니다. 이건 드워프들이 광부와 건설자와 보석 세공자를 나누는 것과는 달라요. 엘프가 학자이자 마법사이자 전사이자 바드인것과도 달라요. 인간은, 모든것에 의미를 만들 수 있고, 그것을 자신과 동화시킵니다. 그건 할슈타일 후작이든, 핸드레이크든, 차이가 없어요. 인간은 대명사로 지칭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죠. 모든 엘프는 이루릴과 같다고 할 수 있지만 모든 인간이 루트에리노인건 아니지요. 

 이 책에서 크라드메서의 등장에 할애된 모든 페이지는 너무나 가슴아프고, 슬프고, 제 감정을 쥐고 흔듭니다. 인간이 세계의 저울을 어떻게 만들었는가. 인간은 드래곤이 사랑하게 만들었고, 드래곤이 미치게 만들었고, 드래곤이 자살하게 만들죠. 신에 가까운 생명체를, 오롯이 서있는 생명체를, 완벽에 가까운 생명체가 인간처럼 행동하게 만들었습니다. 크라드메서와 지골레이드, 두 드래곤과 아무르타트를 비교해보면, 크라드메서가 가진 그 무한한 사랑을 인간이 받을 자격이 있었을까요. 



 너무나 많은 의미들이 이 책 안에 압축되어서, 뇌 안에서 팽창해 버린 느낌입니다. 저는 복수입니다만, 오늘만은 단수네요. 

 

by 럼난디 | 2008/04/07 02:47 | Feeling day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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